종내기 어릴적...

동지 팥죽

울산 종내기2 2006. 12. 20. 05:01

 

    <동지 팥죽 끓일려고 팥 삶고 있는중ㅎㅎㅎ>

 

22일은 언양 장날이자 동지다.

바늘로 허벅지 찔러가며 보내야 하는 이들에겐 더 없이 잔인한 날ㅎㅎ

 

동지 팥죽...

 

어렸을 적 할머니 살아 계실때엔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먼저 조상님께 고하고

집안 곳곳에다가 액귀 쫓는다고 뿌리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다.

팥죽을 먹을때는 새알심을 나이 숫자 만큼 먹어야 한다고 해서 세어가며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요즘에는 팥죽을 마음 만 먹으면 사서 먹든 직접 해서 먹든 언제든지 

먹을 수 있지만 어렸을때에는 동짓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겨울철 마땅한 먹거리가 없던시절 동지 팥죽을 한번 끓이면 엄청많이 끓였었다.

우리 할매도 집에서 제일 큰 동솥에다가 한 솥 가득 끓여서 큰 다라이에 퍼서는

할배 할매 사시던 집에는 대청 마루가 있었는데 그 대청마루에 갔다 놓으면

시도때도 없이 가서 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수께또(스케이트ㅎㅎ)타러 가면서,오면서...

나무하러 가면서 한 숱갈

나무하고 와서 한 숱갈

물 고무마 먹다 질리면 먹고...

심지어 자다가 오줌누고 들어갈때도 한 숱갈 퍼먹고...ㅎㅎ

하옇든 몇날 동안 질리게 먹었다.

 

팥죽을 맛있게 먹으려면 뭐니뭐니해도 살얼음 동동뜬 동치미가 최고다.

팥죽 한 숱갈에 동치미 무 한 입 베어먹고 시원 얼얼한 국물 한 입 쭉 들이키면

세상 부러울게 없다.

꼭 팥죽 한 그릇씩 드시길...

 

 

 

    <같이 좀 드시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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