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수깨또(스케이트)
지난 겨울 식구들과 드라이브를 하다 표충사 가는 길 어드메쯤에서
강물이 넓고 두텁게 얼어 있어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 온 일이 생각나서
올 겨울에는 아예 썰매를 만들어서 타러 갈려고 지 지난 주 친구 녀석과
옛날 생각하면서 수깨또를 3개 씩이나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설레는 가슴안고 표충사 가는 길 작년 그 곳엘 들렀는데
얼음이 없어 멀뚱하니 무심히 흐르는 강 물 만 처다보고 온 적이있다.
어렸을적 겨울 날 아침 먹고 나면 자동으로 약속이나 한듯 동네 아이들이
옆구리에는 수깨또를 끼고 새까만 토끼털 귀마개에다 벙어리 장갑끼고
(사실 귀마개나 벙어리 장갑은 다 끼지는 못했다)
누런 콧물을 숨을 쉴때마다 콧속으로 들락날락 거리며
한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논 바닥에다 물을 가둬 얼린 얼음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꽁꽁얼은 논 바닥에서 수께또를 타다보면 한창 장난기 많을 시기라 얼어있는
얼음에다 구멍을 내서 수깨또로 통과하기 게임을 한다.
차츰 구멍의 넓이가 넓어지면서 물에 빠지는 아이들이 한 둘 생긴다.
그뿐이랴 해가 중천에 떠올라 처마에 메달린 고드름이 녹아내릴 때 쯤이면
논 바닥의 얼음도 녹아서 얇아진다. 그러면 구멍뚫린 곳 주위얼음을 일부러
쿵쿵 뛰면서 밟아 일명 고무얼음을 만들어서 수깨또로 통과하기 놀이를 하다보면
옷이며 양말이 젖게 마련이다.
그러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빙둘러 모여
손이며 발을 녹이는데 그때의 옷들은 나이롱이라
밤에 옷을 벗을라치면 지지직 번쩍번쩍 정전기가 발생해서 순간적으로
방을 밝힐 정도이다 보니 불 근처에 살짝 스치기만해도
빵구가 나버린다. 엉덩일 말리려 돌아섰다 엉덩이부분 빵구내고 웃도리 잠바
끝단부 태우고 양말 빵구내고...
집에가서는 엄마한테 엉덩이에 불 나도록 맞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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