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다.

내 어릴적 정월 대보름은 설이나 추석에 버금가는 큰 명절이나 다름없었는데

요즘은 겨우 달집살이나 하는 정도인거 같다.

내 어릴적 그때는 대보름 며칠전 부터 마을 청년들은

달집에 두를 볏단은 집집마다 몇단씩 거출을했었다

그때는 볏단이 집안의 재산목록1호인 소의 겨울 양식이었기에 함부로 가져가지 못했다.

그렇게 거둔 볏단으로 용마루를 엮어서 달집에 두를 준비를하고

또 산에가서 달집 지을 소나무를 베다가  기둥을세워 달집지을 준비를 했었다.

 

보름날 아침에는 할머니께서 오늘은 나무 아홉짐에다 밥이며 나물 아홉그릇 먹는 날

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부름으로 김이며 호두를 주셨다 물론 귀 밝이 술도 먹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동네 꼬맹이들은  큰 양푼이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서

집집마다 다니며 형편이 좋은 집은 오곡밥이고 대게 찹살에다 양대나 팥 수수 넣고 지은

찰밥을 얻어러 다녔다.

모두 없이 살았지만  이날 만큼은 넉넉하게 밥을해서 얻으러 오는 꼬맹이들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그렇게 얻은 밥에다 나물넣고 쓱쓱비벼 먹으면 꿀맛이었지

 

오후쯤 동네 어귀에 달집이 완성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뒷 동산에 올라간다

달이 뜨는 걸 보러간다 달을 맨 먼저 보면 운이 좋다고해서다.

산에 올라서도 달을 먼저보려고 까치발을 하고 동쪽하늘을 주시한다.

누군가 장난삼아 "달이다"를 외치면 한 바탕 웃음 바다가되고....

실지로 달이뜨면 모두들 엄숙하게 기도를하고 달집이 있는곳으로 모여들어

달집살이를한다.

달집살이땐 검은 연기가 많이나야 좋은건데 그것 때문에 이웃동네랑 말싸움도 벌어진다.

달집 살이는 대게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생기는 사람이 달집 만든 청년들에게 수고비조로

얼마간의 돈을 쥐어주고 달집을 산다 그러면 그 달집은 그 사람것이되고 달집에 불을 지를

자격이 주어지고 달집에 불을 지르는 순간 농악이 울리고 축제가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된 농악대는 지신밟기로 이어지고 꼬맹이들은 깡통에 불을넣고 돌리며 쥐불놀이가

시작된다.

그냥 돌리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아랫각단 웃각단 패를나눠 불싸움도한다 불 붙은 볏단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머리 홀라당 태우고 생각만해도 재미있다.

그렇게 정월 대보름 저녁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