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궁시렁

유치원 가는 길

울산 종내기2 2006. 9. 24. 23:08

비 오는 목요일 아침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니 작은 놈이 다른날 보다 반색을 하며 반긴다.

요놈 또 무슨 아쉬운 소리하려고...

 

아침을 먹고 평소 처럼 유치원 등교 준비로 분주하다.

딸이라 그런지 제 엄마랑 옷,머리 모양,신발등등...

항상 의견이 달라 티격태격이다.

 

준비가 끝나자 이번엔 나보고 유치원 까지 태워 달란다 그럼 그렇지

평소엔 잘 태워주지 않지만 오늘 하루만 이라는 다짐을 받고 태워주기로 했다.

이왕 인심 쓰는 거 다 싶어 앞자리에 앉아도 된다는 말에 좋아라 한다.

 

유치원으로 가는길

평소에 앞자리에 앉아보지 못하는 자리라 자라목을하고

루루라라 신나게 가다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더니 신호 대기중에

녀석이 뒷자리로 간다고 한다.

그래라 했더니 잽싸게 자리를 옮긴다.

 

왜 뒤로 가는거야 하고 물어봤다.

그 녀석 "아빠 못봤어"?한다.

"뭘"

조금전에 경찰차 있었는데 경찰차 에서 경찰 아저씨가 내리는걸 봤단다.

"그런데"

그러자 그 녀셕 어린이는 앞자리에 앉으면 안되는데...라며 얼버무린다.

평소에 어린이는 앞자리에 앉는게 아니라고

그러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고 쇠뇌 교육을 시켰더니

자기는 안 잡혀 갈려고 뒷자리로 얼른 피한거였다.

 

순간 웃고 말았지만

비 정상이 정상을 현혹하고 변절자 들의 아귀다툼인 정치판...

가치관을 비 정상으로 바꿔야 정상으로 보이는 요즘 세상

하지만

이미 우리는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기성세대에 들어와 있음에

그 들을 욕하는건 우리 자신을 욕하는게 되어버렸어.

 

저 녀석 처럼 세상 모든게 맑고 순수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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