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문수산

울산 종내기2 2006. 11. 16. 14:27

수요일은 부담없는 날 이다.

주5일 근무이전의 반 공일 같다는 생각이드는 날 인데

일이생겨 오전근무란다.

어찌 가만있을소냐ㅎㅎ

지난주 토,일요일 이번주 월,화요일 4일연속 마신 알콜 찌꺼기를 비우려

여편네 데리고 문수산으로 갔다.

일요일 동문회 산행이있었는데 총무를 맡아서 준비하고 뒤 치닥거리를 하다보니

산행도 못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느라 입술만 부르텄다.

 

혼자서는 수도없이 왔지만 여편네랑은 3번째다.

마누라도 요즘들어 철(?ㅎㅎ)이들었는지 요가학원도 다니고

산으로도 다니며 찔락거리고있다.

나는 산에가면 철저히 전투적인 무장공비 스타일이라 보폭이 맞지않는 사람과는

잘 가지 않는편이다.

그래도 따신밥 얻어 먹을려면 이럴때 아부해야지 싶어 마눌이 따라 나서면

일부러 거부하지는 않는다ㅠㅠ(불쌍한넘)

 

어쨌든 산에 간다는 생각에 룰루랄라 옛 울산 상고 자리에 주차를하고 산으로

올라선다.

문수산은 도심속에 자리를 잡아서 많은 사람들이 주,야 구분없이 많이 오르는 산이다.

입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더니 공사를하고있어 조금 시끄럽다.

공기좋고 높으니 전망좋아 살기는 괜찮겠다 싶다.

하지만 이렇게 야금야금 산을 갉아먹는 만큼 숲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썩 좋은건 아니다.

 

초입에서 마누라 힘 있을때 땀좀 뺄 요량으로 속도를 내어서 걸어도

마눌이 잘 따라와 준다.

그것도 잠시뿐 30여분만에 마눌이 백기를 든다.그러면 그렇지...

어쩔소냐 기분 맟춰 줘야지 천천히 걸으면서 이것저것 평소에

못나누는 얘기들을 주고 받으며 걸으니 또 다른 맛이다.

 

만추의 문수산은 모양새가 엉망이다.

옷을 완전히 벗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곱게물들인 옷도 아니고...

더문더문 예쁜 단풍나무가 있긴한데 주위와 어우러지지않아 같이 볼품없어 보인다.

오후 시간인데도 불어오는 바람은 차다 걷지않고 가만 있으면 추울것 같다.

구름낀 을씨년스런 날씨에 햇빛도 없고해서 더 그런거 같다.

 

두런두런 얘기나누며 도착한 깔딱고개 문수산의 하일라이트다.

문수산에 이 깔딱 고개가 없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찿지않으리

입구에서 마누라가 올라가기 싫어하는 눈치다.

본체만체 먼저 출발해버렸더니 따라온다.

금연이후 산행길에 숨참이 많이 없어져서 구간구간 뛰어보기도한다.

오르막 계단인데도 가뿐하다 역쉬 금연은 잘 한거같다.물론 잃은 것도 있지만...

정상 바로밑에선 겨울철새인 까마귀떼가 극성이다.

어릴적 겨울밤 대나무밭에 앉아서 자는 까마귀를 맨손으로 잡아먹었던 기억이난다.

(대나무를 순간적으로 흔들어 떨어지는 놈을 손으로 잡았었다ㅎㅎ믿거나 말거나)

 

정상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보인다.

준비해간 단감을 먹으며 주위를 살펴본다.

흐린 날씨지만 확트인 조망에 가슴이 뻥뚫린다.    

4일연속 마신 알콜찌꺼기를 다 날려버리려 크게 심호흡 한번 하고 

내려오는 길은 더없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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