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무 흡연 산행

울산 종내기2 2006. 9. 30. 00:23

야근 하는 주 금욜은 가지산 가는날...

언제부턴가 이렇게 정해 버렸다.

올해 들어 17번째 가지산 등반이다 그 중 두번은 울밀선 터널에서 정상 까지만 갔다 온 변칙산행도 있지만 전에도 말했지만 언제가도 새롭고 정겹고 좋은 산 이다.

언제나 처럼 퇴근 전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바로 출발한다.

 

오늘은 조금 서둘러 퇴근해서 석남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10분

신발신고 준비하고 8시15분 주차장에서 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이제 이 길은 눈 감고도 갈 수 있을만큼 익숙한 산 길이 되버렸다.

다른날과 달리 서둘러진다.

산길이란게 서두른다고 빨리 나아가는 건 아니다 오늘따라 출발 컨디션이 안 좋다.

컨디션 조절하면서 올라가니 예정대로 50분 만에 울밀선 터널에 도착했다.

평소대로 물 한 모금 마시고 담배 한대 피고 해야되는데 오늘은 담배가 없다.

 

여기서 잠깐!

오늘은 의식적으로 담배를 안 가지고 출발 했었다.

약속 시간 맟출려면 빨리 하산해야 되는데 담배 피울 시간 줄여 볼 요량으로...

전에 신불산 및 대운산 갈때 담배를 안 가지고 입산하니 하산 시간이 엄청 당겨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그렇게 해 본것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담배 생각이 나서 환장을 할 지경이다.

이대로 하산 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평소 하루에 평균 2갑 조금 더 술 자리 길어지는 날에는 4갑 정도 피우는데 3시간 이상 담배를 안 피운다는 건 거의 전의 상실 상태나 마찬가지.

하지만 그대로 하산 할 수 는 없는 일 이를 악물고 다시 출발이다.

 

1시간 정도 컨디션 조절을 해서인지 조금 수월하다.

속도를 내어본다.

땀이 쏟아진다.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속도는 더 업 되고...순 작용이다.

 

그렇게 40여분 만에 정상 도착 평소보다 10여분 빠르게 도착했다.

평소엔 사진 한방찍고 바로 출발해서 쌀바위에서 간식 먹곤 했는데

오늘은 쌀바위를 그냥 지나칠 요량으로 정상에서 사과 한개를 꺼내 먹었다.

사과맛이 꿀맛이다ㅎㅎ.

사과를 먹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오늘은 스모그현상이 있어서 언양이 보이질 않는다.

올해는 유난히 이런날이 많은거 같아 안타깝다.

 

이른 가을이라 만산홍엽은 아니지만 9부능선 위 단풍나무는 완전히 물들어서

가을산행 기분은 난다.

다른 활엽수들도 조금씩 물들어 가고있다.

곧 형형색색 물들어서 산객들을 반겨주리라.

 

사과를 먹자마자 바로 쌀바위로 출발한다 내리막길이라 한결 수월하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구역은 조금씩 뛰어 보기도 하지만 역시 난 뛰는건 무리다.

이놈의 담배를 어찌해야 맘대로 뛸 수 있겠지.

아니지 내가 담배 끊으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에 찬 물을 끼얹는 행위이리라

섶을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투혼을 발휘해서 경제에 보탬이 되어야지ㅎㅎ

 

쌀바위를 지나치는데 파계승 생각이 났다 털보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하던데 그냥 지나쳤다 멈추면 담배 생각 날까봐 다음에 가면 전해주지뭐.

 

쌀바위를 지나쳐 계속 하산을 재촉한다

평소엔 운문령 다 가서 있는 헬기장 산불 감시초소 쪽으로 하산하는데

오늘은 계곡쪽으로 하산길을 잡고 내려왔다 봄에 와 보고 처음이다.

지난 여름 수해의 자욱이 남아있었다.

 

발걸음을 재촉해 석남사 작은절 쪽으로 내려서니 스님들 두분이서 감나무 밑에 떨어진 홍시를

먹고 계신다.먹고 싶지만 담배 생각이 간절해 잽싸게 주차장으로 내달렸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35분이다 기록 경신이다.

이전에 빨리 내려온 기록이 3시간 35분 이었는데 오늘은 3시간 20분 만에 도착했으니

무려15분 단축이다.

담배의 대단한 힘이 증명(????????)되는 순간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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