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겨울의 학심이 계곡

울산 종내기2 2006. 12. 19. 03:20

지난 금요일 오전

일주일 동안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 해버렸다.

토,일요일도 급한 볼일이 생겨 출근 못한다고 선언하고 무작정 회사를 나와버렸다.

 

하루에도 몇번씩 맘껏 자유를 누리게 만들어 주는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스트레스여서 평소 친하게 잘 지내왔는데 그 날은 참을 수 가 없었다.

회사를 나와서 와이프랑 드라이브를하고 낮잠을 좀 자고 나니 한결 나아졌다.

저녁에 송년모임에가서 술 이빠이, 토요일 조카 돌 잔치, 저녁에 또 술로 새벽3시,

일요일엔 경남 통영 초상집, 저녁엔 정자에있는 처가,

출근도 없고해서 좀 편할줄 알았더니...

 

월요일 아침

토요일 저녁 같이 한잔하면서 월요일 가지산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한가한데

같이 가자던 재경농원 부부, 우리 부부, 또 우리 아파트에 사는 여자 한분이랑

그렇게 5명이 가지산으로 출발했다.

 

운문재-쌀바위-학심이 계곡-학심이,심심이 계곡 합수부-배넘이골-천문사

여자가 끼어있어서 코스를 편하게 잡았다.

여자 일행을 생각해서 천천히 가는데 시작부터 영 성이 차지않는다.

학심이 계곡부터는 코스를 나만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내를 해야 만 하기에

이러다 땀 한번 못 흘리고 하산 할 거 같아

다들 임도로 가라고 하고 귀바위 쪽으로 올라섰다.

땀을 흘리려 일부러 뛰었다.

북쪽면 햇볓이 들지않는 쪽은 삵풍이다 일요일 내린 눈도 그대로

쌓여있어서 제법 겨울 산행 느낌이들어 좋다.

 

쌀바위 전 마지막 헬기장에서 일행을 만나 가는데 북쪽면 도로라 눈이 쌓여있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는 소리가 좋다 모두들 어린애 마냥 좋아라한다.

  

쌀바위 조금 못 미처 학심이 계곡 등산로로 접어들었는데

눈 상태로 봐서 우리가 초행이다.

이곳 울산은 겨울에도 많은 눈을 구경하기 힘들어서인지 어디서든 눈만 보면

괜히 맘이 설렌다.

눈이 내린후 누가 밟지않은 눈길을 조심스럽게 걸어며 흔적을 남기려 하고...

 

학심이 계곡으로 내려 서면서 겨우살이를 가르처 줬더니 모두들 나무위를 처다본다고

그렇잖아도 느린 걸음에 진도가 영 나가질 않는다.

아직 갈길이 구만린데 괜히 가르쳐줘가지고 후회막급이다.

예상했던 거 보다 더 느리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어김이 없어 양지 바른데 자리를 잡고

오뎅탕에다 쇠주 한잔 하고 라면 끓여서 밥 말아 먹으니 세상에 부러울게 없다.

혼자 다닐 땐 과일 한 조각인데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배도 부르고 속도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로하고 출발하니 그렇게 편할 수 가 없다.

 

학심이 계곡을 흟어 내려 오면서 숨어있는 폭포등을 설명 해주며 직접 볼수 있는

위치에 안내를 해주니 여자분들이 경치에 감탄을 하며 좋아라한다.

내리막 길이 너무 길다고 짜증을 낼 즈음 심심이 계곡 합수부에 도착해서

산세며 지명 설명을 정성스레 해주는데 모두들 시큰둥하다 내리막길이 너무 길었던 모양... 

 

겨울 산행이란게...

추위...

힘듦...

상실감...

뿌듯함...

뭐 이런거 아닐까

이제부턴 배넘이 골로 넘어가야 되는데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갈 길은 가야지 마지막 힘을내서 배바위가 있는 배넘이재를 무사히 넘어

도착지인 천문사에 안전하게 도착을 하고 나니 모두들 뿌듯함에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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