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영남 알프스 종주기(석남사에서 통도사까지)

울산 종내기2 2006. 9. 13. 02:46
올 여름은 장마도 그렇고 무더위 도 그렇고 장난이 아니다.
장마와 여름 날씨의 진수를 보여주는 거 같다.
휴가 시작 하자마자 표충사 계곡에서 2박3일 동안 물놀이
실컷 하고와서 하루 쉬고 애들이랑 쇼핑하고 영화보며
하루 보내며 컨디션 조절하고 영남 알프스 종주에 나섰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 먹고 짐 챙기니 6시다.
오늘은 종주 산행이라 차를 가져갈 수 없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석남사 가는 첫차 시간을 몰라 난감하다.
6시20분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에서 언제올지 모를 버스를 기다리기를 30여분
석남사 가는 버스가 오길레 무작정 올라탔다.
버스요금도 몰랐었는데 900원 이란다.
설레는 가슴안고 출발~
그런데 이 놈의 버스는 공업탑 둘러 시청거처 태화교를 넘는다.
둘러 둘러 석남사에 도착하니 8시35분이다.
날씨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산행 시작 할려고 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내 차를 몰고 왔으면 6시40분 부터 산행 시작인데…
산행 초입에서 그늘에 앉아 담배 한 대 피며 분을 삭이고
머리띠를 두르고 시계를 보니 8시 40분이다.
아직은 아침이고 산속이라 그리 더운편은 아니라 출발은 좋다.
천천히 걸으며 오늘 걸을 코스를 머리에 그려본다.
이곳 석남사 주차장에서 울밀선 터널-능동산-배내고개-
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평원-취서산(영축산)-
비로암-통도사까지다.
더운 날씨를 감안해서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기로했다.
약 50분만에 울밀선 터널위에 도착해서 물 한 모금 마신다.
이제부터 능동산 까지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어 조금 속도를
내서 걸었다.지대가 높아서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은 곳이 있다.
능동산에 올라서니 혼자온 등산객을 만났다.반가워서 인사를
건네고 보니 그 사람은 아래위 긴 체육복에다 상의 자크를
목까지 올리고있다 이 더운데 대단하다 싶다.
배내재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중학교 다닐때 식목일날
양등 뒷 산으로 걸어와서 나무를 심었던 학교림 지역이라
감회가 새롭다. 지금은 그때 심었던 나무는 보이지 않고 
잡목만 무성하다.
배내재에 도착해서 포장마차에서 식수 보충하고 바로 
배내봉으로 올라섰다 조금 가파르지만 아직 힘이있어
올라 갈만 하다.배내봉 바로앞에 헬기장이 보인다.
이곳 헬기장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가면 양등과 거리사이에 있는
밝얼산이다 그리고 약간 어른쪽은 거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옛날 배내 사람들이 언양장에 나갈때 이길로 넘다들었다.
발걸음을 재촉해 배내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확 트인다.
왼쪽으론 상북면 전체를 볼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배내골과
저 멀리 재약산을 보면서 걸으니 한결 낫다 
따가운 햇빛만 빼고…
저 멀리 간월산 정상과 신불산이 보인다.
아직 갈 길이 구만리라 각오를 새로이 다지고 계속 걷는다.
오늘 구간의 반 정도는 나무가 없는 억새밭 구간이 많아
햇볕에 노출된 상태로 걸어야 하기에 더 힘이든다.
간월산 정상을 앞두고 다른 일행을 만났다.얼마나 반가운지
길을 묻길래 친절히 가르켜주고 다시 출발 서서히 힘이들기
시작한다.그렇다고 포기할수는 없는법 어떻게 벼르고 별러
시작한 종주 산행인데…
영남 알프스란 유럽의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 간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 알프스 군에는 고헌산,운문산,재약산,신불산,간월산,
취서산 그리고 가지산이다.
그 중 가지산이 맏형격이다.
영남 알프스 완전 종주를 하려면 3일은 걸린다.
외지 산악인들에겐 꿈에 그리는 코스다.
수시로 가 볼 수 있기에 울산에 사는것도 복이다.
힘들게 간월산 정상에 올라서 사진 한장으로 흔적 남기고
간월재로 내려오면서 억새밭도 한 컷 찍고…
많은 사람들이 찿기에 억새밭이 훼손될까봐 방지를위해
산책로를 멋지게 만들어놨다.관광객들에겐 좋을지 몰라도
나 같은 등산객들에겐 별로다 
개발전에 있던 습지를 없애고 샘터를 만들어놔서 물 보충하고
신불산으로 바로 출발했다.
20여분만에 신불산 정상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그늘을 찿고 있는데 앞에서 오고있는 사람이 아는 사람이다
제매였다.심심해서 신불산 왔다 하산 길이라고했다.
같이 점심을 먹고  통도사까지 간다니까 같이가겠다고 한다.
심심하던 참에 잘됐다 싶다.
이 더운날 왜 이고생을 사서 하는지 그래도 산에 가는 날은
가슴이 설렌다.
신불산을 뒤로하고 신불평원 억새밭에 내려서니 가슴이 확
트인다.가을 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싶다.
땡볕에 계속 걸으니 힘이 많이 들고 걸음 걸이도 많이
느려졌다.
힘들게 취서산(영축산)에 올라섰다.이젠 끝이 보인다.
바로 하산할려니 조금 아쉽고 해서 봉우리 두개를 더 넘기로
계속 나아갔다.힘이든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욕심 같으면 자장암으로 하산하고 싶지만 비로암으로 
하산했다.암자 바로 뒤 계곡물에 훌러덩 벗고 몸 식히고
내려서니 홀가분하다.
그런데 이게 산행끝이 아니다 비로암에서 통도사 매표소
까지 걸어가는게 포장길이라 장난이 아니다.
통도사에 들러 감로수 한 모금하고 매표소에 다다르니 다 왔구나 
싶어 긴장이 풀린다.시계를 보니 6시40분이다 10시간 산행이다.
시원한 물회나 한그릇 할 요량으로 가까운 횟집에 들러
방에 자리잡고 물회요 했더니 물회는 안 한단다.에휴~시장한테 전화해볼 걸
할 수 없지뭐 회 한사라에다 쇠주 한잔 하고 울산으로 돌아오는 길
몸은 천근 만근이지 만 기분 만큼은 날아갈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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