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궁시렁

겨울나기

울산 종내기2 2006. 11. 20. 00:40

시나브로

누군가 고독은 아름다운 병 이란 걸 깨닫고 감사해하고

누구 입에서 과메기 얘기가 나오는 순간 가을은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다.

나처럼 마음이 빈곤한 사람은 더 빈곤하게 만드는 겨울...

살갑진 않지만

가을과의 이별이라기 보다는 겨울과 만남이 가까워져 가고 있다고하자.

가을이 너무 짧아졌다.

가을은 오면서 멈춤없이 지나가버린다.

없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더 힘들기 만한 계절인데, 왜 이리 일찍 �아오는지...

 

싫든 좋든 겨울을 무사히 보낼려면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한다.

난방기구도 손 봐야하고

김장도 해야하고

김장하고 남은 시래기를 말려야하고

메주도 메달아야하고 

문풍지도 발라야되고

또...

 

많은 준비를 하여도 겨우내내 부지런히 일해야한다.

지금에야 보일러가 있어 방안에서 스위치만 켜면 되지만

어렸을땐 따끈한 아랫목을 위해선 매일 같이 땔나무를 해야했었지

여름엔 소 먹이러 가고 겨울엔 나무하러 가고...

논바닥에 받아논 물이 얼면 앉은뱅이 스케이트타고 놀고

추우면 논 두렁에서 짚단에 붙인 불 쬐다 나이롱 양말 다 태우고

어릴적 겨울에는 추워도 참 할일이 많았고 놀이도 많았던 거 같에

 

요즘의 겨울...

망년회 좆아다니느라 맨 정신으로 일어 나는 날 이 없고 

철새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뉴스를 보고...

 

친구들아 이제 겨울이야 다들 겨울나기 준비는 됐겠지

난 마눌이 술값만 두둑히 챙겨주면 싱싱하게 날 텐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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