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대구 팔공산 종주기

울산 종내기2 2006. 9. 13. 02:45
월요일 출근 하자마자 친구놈한테 화요일(회사 휴일)가지산에서 영축산 까지 알프스 종주 산행 
가자고 문자를 날렸건만 소식이 없어 목마른 놈 우물 판다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확답을 못 주겠다고 한다.
그럼 할수없지뭐 혼자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부서 산악회에서 팔공산 종주 산행 
가는데 같이 갈래한다. 
이게 웬 횡재냐 싶어 간다고 했다.
화요일 아침 집결지인 동천 체육관에 가보니 10명이 모였다.
얼마전 월악산 종주산행도 같이 갔던터라 객이 라는 생각이 안 들고 편하다.
차량2대에 나눠타고 팔공산으로 출발했다.
새로 만든 국도는 준 고속도로라 갓바위 주차장까지 가는데 1시간 조금더 걸려 도착했다.
원점 회귀 산행이 아니고 종주 산행이라 하산지인 파계사 쪽에 1대를 갖다놔야 하는데
파계사에 주차해놓고 오는 시간이 1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오늘 산행 거리라 생각하니 다들 각오를 새로이 다지고 첫 목적지인 갓바위를 향해
출발 한다.출발 하면서 습관적으로 시간을 체크한다 정확히 09시09분이다.
갓바위 까지는 1.8Km이다 가파른 계단 길 이지만 이제 시작이라 모두들 힘이 넘처
거침없이 치고 올라간다.
음력으로 초 하루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신자들이 많다.
30여분만에 갓바위에 도착했다.
팔공산 하면 보통 대구에있는 산이고 갓바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팔공산은 행정 구역상 대구시,경산시,영천시,칠곡군,군위군등 3개시 2개군에 걸쳐
30Km에 이르기 때문에 팔공 산맥이라고 부를 정도로 긴 능선을 가지고있다.
그리고 동화사,은혜사,파계사,수도사,그 외 작은 절 과 암자들이 부지기수다.
그중에서 가장 알려진 선본사 갓바위는(관봉 석조 여래좌상)지성으로 기도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해서 전국의 불자들이 각자의 소망을 빌러 모여든다.
10여년전 나도 부모님 모시고 이곳 갓바위에 몇번 왔었다.
모두들 갓바위 부처를 향해 각자의 소원을 빌고 있다.
나도 뭘(로또-실은 파는곳을 몰라 사지않는다) 빌어 볼까 하다 가족들 건강을 빌어 본다.
그리고 오늘 무사 산행도 함께 빌었다.
갓바위 부처가있는 관봉에서 바로 능선을 타는 길은 폐쇠되어있어서 조금 하산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오늘 코스는 갓바위 관봉-인봉-선본재-능성재-신령재-염불동-동봉-오도재-서봉
칼날능선-마당재-파계봉-파계재-파계사 이렇게 지도상으로 18Km이다.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고 태풍이 올라오고있고 해서 날씨 걱정을 많이했는데
여름 산행 치고는 날씨가 좋아 걷기에 한결 편하다.
그래서 초반에 모두들 평소의 거의 두배 속도로 걷는다.
연이어 인봉 선본재 능성재까지 단숨에 치고나간다.
능성재에 앉아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는데 갓바위에서 외는 불경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장난기가 발동해 노래 소리도 들리는데 곡차 한 잔 안 할수 있나 하면서 
들고온 쇠주를 꺼낸다.그러자 또 다른 일행이 먹고싶어 먹는게 아니라
무겁게 들고 가는 몰골이 불쌍해서 무게좀 줄여줘야지 하면서 받아 마시자
한 바탕 웃음이 흐른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이다.
염불동 지날쯤에서 부터 길이 많이 험해졌다
오르막길이 연속이라 모두들 숨이 차 오르는지 조용하다.
갓바위에서 출발한지 3시간여만에 동봉(1155m)에 도착했다.
동봉바로옆에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1193m)이 있으나 군사 시설이 있어
이곳 동봉이 그 대신하고 있다.
모두들 아침을 빨리먹었는지라 배가 고프다고 난리다.
해서 그곳 동봉에서 적당히 자리를 잡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산꼭대기 바위위에 둘러앉아 먹는 천상의 만찬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반 주로 쇠주 한 잔 캬~
우리 뜨락 친구들이 생각난다.이런데 한번 모여 회식 한번 했으면…
비싼데 가서 먹는거 보다 힘들여 이런곳에서 먹으면 더 좋겠지
까까머리 중학시절 컴퓨터의 컴자도 안 배웠는데 컴퓨터 앞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으니 안되란 법 있나 
맛있는 점심 식사후 쉴 틈도 없이 산행 대장님 출발 명령 떨어진다.
이제 꼭 반 지났으니 온 만큼 더 가야 한다.
오도재 지나 서봉 칼날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많이 험하다.
당연히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힘도 빠지고 모두들 지쳐가고있다.
하지만 포기는 있을수 없다 서로를 격려하며 한발 한발 나아간다.
그렇게 3시간여를 나아가니 마지막재인 파계재에 도착했다.
이젠 순수 내리막길만 조금 내려가면 도착지인 파계사이다.
파계재 바로밑에 샘물이 있어 시원한 냉수 한 바가지먹고 비워진 
물병에도 한 병씩 채우고 내려오니 바로 파계사가 보인다. 
그런데 파계사에는 파계승은 없다^^
파계사를 지나 조금 내려오니 동동주 메뉴 간판을 단 집이 보인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랴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이
가게집 평상에 가서 앉아 동동주에 촌 두부 안주삼아 하산주
한 잔 기분좋게 마시고 울산으로 내려오는길 
지상 낙원은 그리 멀리있는게 아닌데 무에그리 찾아 헤메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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