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월악산 종주기

울산 종내기2 2006. 9. 13. 02:42
부서내 산악회에서 주말에 무박2일 월악산 종주 산행을 하는데 같이 가잔다.
같은 부서내 산악회지만 하는일이 일반 부서원들과는 다른일을 하다보니
가입하고 싶었지만 가입해도 같이 산행할 여건이못되어 가입을 못했었는데
마침 휴일 근무도 없던터라 따라 나섰다.
토요일 저녁 10시 동천 체육관에 모여 산악회소속 10명과 나를 포함한 게스트3명                                                
이렇게 13명이 25인승 관광 버스에 몸을 싣고 월악산으로 출발했다.
가는 도중 건천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준비한 안주에 무사 산행을 기원하고
또 야간 산행이기에 이동하면서 한 숨 잘 생각으로 소주 몇 잔씩 돌리며
서로를 격려한다.
그런데 관광버스 기사 아저씨 하시는 말씀 울산에도 산이 많은데 이 오 밤중에
비싼 돈 들여서 그 먼데 뭐하러 가냔다 먼데 있는 산에 가면 뼈 마디가 
더 튼튼 해지냐고 얘기 하는데 보통 웃기는게 아니다.
잠 을 청해 보려고 먹은 소주는 약발이 떨어지고  다들 배꼽을 잡는다.
가는 도중 기사 아저씨 길을 헤매는 바람에 계획된 시간 보다 1시간여
늦게 새벽 3시 20분쯤 월악산 초입 송계2교 에 도착했다.
도착전 이미 차에서 출발 준비를 한 처지라 차에서 내리자 말자
곧바로 등산로 초입을 찿아 헤드랜턴에 불을켜고 칠흑같은 어둠속으로
다들 긴 여정을 생각해서 인지 긴장해서 인지 묵묵히 출발한다.
월악산(1984년 12월 31일에 17번째로 국립공원 지정)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 이라 한단다
그리고 신라의 마지막 태자 김일과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 을 품고 은거한 산이라 이들 남매에 얽힌 전설이 많다고 한다.
야간 산행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알지 못한다.
평소엔 늘 혼자서 했었는데 오늘은 동료들과 같이 하는 산행인데 또 다른
맛이 있는것 같다.
오직 헤드렌턴이 비추는 부분만 보일뿐 칠흑속에 잠긴 월악은 함부로 
그 모습을 보여주지않는다.
30여분을 올라가니 보덕암 이라는 조그만 암자가 나타난다.
잠시 등산로 초입을 못찿아 우왕좌왕 하며 암자 마당에 깔린 자갈을 밝는 
소리가 적막을 깬다.깊은 잠에 빠져있을 스님들 잠을 깨운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에 등산로 입구를 찿자마자 곧바로 산속으로 들어섰다.
평소에 산행을 할때 나는 내 몸을 혹사 시키며 가는 버릇이있다.
하루 2~3갑씩 피워대는 댬배 연기와 니코틴에 찌들어 있을 나의
허파들에게 산속의 신선한 공기들을 더 많이 선물하기 위해서다
그 밤도 마찬가지로 일부러 많이 움직였다 그러자 나의 양쪽 
허파들은 내 생각에 동의하듯 목젖까지 마중나와서 월악산 신선한
공기를 먼저 맛보려 서로 싸움들이다 숨이 차 오른다는 뜻
일주일에 4~5일씩 마셔대는 술 때문에 나의 간도 쉬는날이없다
이런 날은 나의 모든 땀샘들도 그동안 처리못한 알코올 찌꺼기를
사정없이 뱉어낸다.그렇게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리고 나면 피곤함
보다 개운한 생각이 먼저든다.그 맛에 또 산엘 가고…
1시간여를 더 올라가자 여명이 밝아온다 여름이라 밤이 짧은 탓이다.
날이 밝아 오자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나 아름답다.산세에 빠져있을 시간도 없이 계속 강행군으로
큰 등성이에 올라섰다 하봉이다.조금더 가니 중봉 도착
하지만 봉우리들은 함부로 꼭대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바위산이라
올라 갈 수 가없다.눈 으로 만 즐기고 게속 강행군이다.
1시간여를 더 올라가니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선 웅장한 바위덩어리
이게 바로 국사봉이라고도 불리며 월악산 정상인 영봉이다.
1094미터 정상엘 가려면 끝이 없어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야한다.
그렇잖아도 숨이 목에걸려 심장이 멎을거 같은데 모두들 혀를 내두르며
용두산 엘레지가 봤으면 울고 돌아섰을 계단을 오르자 정상 자리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웅장하다 는 말 밖에는…
기념 촬영도 하고 안개에 쌓인 충주호도 보몀서 잠시 감상에 젖는다.
힘들게 올라간 계단을 내려서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했다.
꿀맛이다. 세상 어디에 이런 진수 성찬이 있으리오 허겁지겁 배채우기에
바쁘다 반주로 소주도 한 잔 죽인다.
식사후 담배 한대 피울 시간도 안 주고 산행 대장이 출발을 하잔다.
또 오르락 내리락 몇 봉우리를 지나서 이름없는 봉우리 일명 960고지에
도착하자 몇 명이 힘들어서 포기 얘기를 꺼낸다 
지금 부터는 암릉으로 이루어져 험난해서 등산 금지구역이라
포기하고 하산 할려면 여기에서 선택해야한다.
하지만 포기 하기로 한 사람들 설득해서 같이 가기로 하고 또 출발이다.
새벽부터 이어진 강행군으로 발걸음이 무겁다 거기에다 암릉구간은 
끝이 없을것 같이 지루하게 계속 이어졌다.
발다딜 틈이 없는 암벽에 밧줄에 의지해 손 힘만으로 올라서야 하는 곳이
몇군데 있어 여자들이 등반하기에는 힘든 코스였다.
그렇게 5시간여를 가서야 계획된 산행 마지막 봉우리인 만수봉에
도착할수 있었다.9시간 정도 걸어 오면서 우리 일행외 사람 구경을
못했었는데 만수봉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정겹게 인사하고 보니 대구에서 온 사람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만수봉에서 잠시 휴식후 만수계곡으로 내려와 새벽 출발후
처음 보는 물이다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그고 먹는 점심
세상 다 내꺼 같은 기분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오면서 무릎이 아파 고생한 사람때문에 하산 시간이 조금 늦어졌지만

10시간여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오는길 피곤함 보다는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이

앞선다.기분 좋은 피곤함이다.

모두들 피곤 할텐데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산주 한잔씩을 하는데
나는 참아야만 했다 울산 도착하자마자 계모임 장 소인  
하늘소로 향해야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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